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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KA's STORY

<곡성>에서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그러나...

by 루카러리 2016. 5. 12.

 

2016년, <추격자>, <황해>의 나홍진 감독의 신작 <곡성>을 관람했습니다.

이 영화, 2016년 상반기 최고 화제작인 것은 분명합니다.

2016년 5월 13일 현재, 관람객의 평은 분분합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관람등급에 비해 다소 잔인한 점, 청소년이 보기에는 불편한 점 등이 그것입니다.

이해합니다. 그러나 전반적인 영화의 특성상 어쩔 수 없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는 시작부터 엔딩크레딧이 내릴 때까지 나홍진 감독이 마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되어

모든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곡성>에서 일어난 일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다소 15세 이상 관람가이기에는 잔인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라는 생각을 영화를 보고 난 후

24시간이 지난, 지금에서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곡성>을 보고 난 직후 느낀 점은 "장르의 한계를 느낄 수 없는 제대로 된 이야기를 보았다.",

"다소 이야기 전개가 지루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 "무서웠다." 등이 있었습니다.

<황해>의 도입부와 같은 침침한 분위기로 시작한 이 영화는 중간 중간에

코믹한 요소(관객들이 느끼기에), 무서운 장면, 잔인한 장면이 잘 섞인 느낌보다

뜨문뜨문 나타나면서 '내가 지금 무슨 영화를 보고 있는거지?', '이 영화 뭐지?' 등등

이 영화에 대한 관객의 고민을 안겨줍니다.

그러나 이러한 고민이 피로감과 지루함을 불러일으키기보다 소재가 '귀신'이고, 주인공의 딸에 대한 헌신때문에

이러한 부분은 크게 거슬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 영화, 고민 이상의 지루함을 안겨준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2012년작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도 느꼈던 부분과 비슷했습니다.

2시간 30여분의 긴 상영시간 동안 영화 상에서는 분명 필요한 씬, 흐름이나 관객이 몰입하기에는 지루한 절정까지의

느린 속도감, 이 부분은 나홍진 감독의 <황해>에서도 나타났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 맥커핀을 미친듯이 주무르고, 상상 이상을 보여준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제가 "영화를 보면서 제발 끝나지 마라"(절정 이후로는 상당한 속도감을 보여줍니다.)라고 느낀

첫 번째 영화였습니다.

보통 긴 상영시간동안 영화를 보게되면 자연스레 중간에 결말을 빨리 알고 싶다라고 느끼기 마련인데

마치 예전 할머니께서 들려주신 무서운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그래서?, 어떻게 된거야? 계속해서

궁금하게 만드는 매력을 느꼈습니다.

배우들의 호연이야 말할 것도 없고, 영화의 완성도는 더더욱 훌륭합니다.

 

제가 꼽은 이 영화의 단 하나의 씬(Scene)은 바로

영화 초반부에 등장하는 첫번째 살인 사건 후 증거를 수집하다 '종구 易'(곽도원 분)가 돼지를 보게되는 씬입니다.

잔혹한 살해현장, 충격적인 장면 이후에 보게되는 창고 옆 어슬렁거리는 돼지를 통해

'종구'가 앞으로 벌어지게 될 일이 마치 그 현장을 벗어나지 못하는 돼지에 투영된 것처럼 느꼈습니다.

그리고 어리숙한 '종구'가 맞닥뜨릴 이야기에서 저는 가장 인상깊게 느꼈습니다.

 

끝으로, 나홍진 감독님과 관계자 여러분께 재미있는 영화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올립니다.

 

 

사진 출처 : 네이버영화 <곡성>